[책] 장애인의 눈으로 본 세상: 김초엽/김원영, 사이보그가 되다
오늘 장애인에 관한 글이 몇 개 올라온 걸 보니 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납니다.
김초엽씨는 SF 작가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제목만 보고 이 책도 SF인줄 알고 집어들었습니다. 전혀 아니더군요.
사이보그는 인간의 몸에 기계를 결합한 개조인간이지요.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사이보그는 기계와의 결합을 통해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 내용이 많지만 이 책에서는 의수, 의족, 보청기, 휠체어 등과 '결합'한 사람까지도 넓은 범위의 사이보그로 보는 것입니다.
김초엽씨는 청각장애가 있고 김원영씨는 골격 이상으로 휠체어를 타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장애인들이 세상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들의 문제 해결에 특히 과학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장애를 결핍 또는 모자람으로 인식합니다. 청각장애는 청력이 모자라거나 손상된 것이고, 스스로 움직일 능력이 없어서 휠체어를 탄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는 그와는 달리 장애를 개개인의 특징으로 봅니다. 즉 키가 크고 작은 사람이 있듯이 청력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걸어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휠체어를 타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청력과 골격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너무나 요원한 일이니 현재 가능한 기술을 통해서도 장애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예를 들면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휠체어의 통행이 자유로운 도로같은 것들 말이죠.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어 소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2YSy-9LOmA
이 영상은 KT의 광고로서 AI 기술을 통해 청각장애인인 김소희씨의 목소리를 되찾아 주었다는 감동적인 내용입니다. 전반부는 김소희씨의 수화를 자막과 함께 보여주고 목소리로 얘기하는 후반부에는 자막이 없습니다.
청각장애인인 김초엽씨 입장에서는 매우 당혹스런 상황입니다. 전반부는 자막을 보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는데 김소희씨가 목소리를 찾은 후에는 알아들을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즉 청각장애를 결핍된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한 것이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는 꼴이 된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장애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추천할 만한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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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의 소설들은 장애를 따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김원영 변호사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장애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책으로 많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장애인 시위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요